분류 전체보기195 비오는 날은 카스테라! "비오는 날엔 카스테라를 먹어야해" "응?? 웬 카스테라.. 파전이 아니고?" 비가 오는 날에는 온 집안 가득 카스테라 향이 퍼졌다. 아이는 그 향이 너무 좋았다. 어린 아이는 그 이유를 정확히 알 수 없었지만, 비가 오는 날에는 아빠가 집에 있었다. 회사를 나가지 않았는지 일찍 귀가했는지에 대한 기억은 정확하지 않다. 비가 오면 일을 가지 않고 집에 있는 아빠는 하얗지만 오래되어 누런, 늘어진 런닝을 입고 힘차게 거품기를 젓고 있었다. 커다랗고 동그란 카스테라 굽는 기계는 전선 끝이 일자로 뻗은 110V제품이었고 나중에 알게 된 "도란스"라고 아빠가 부르던 기계를 꽂아 사용하였다. 그 시절 비쌌을 일본에서 온 듯한 카스테라 기계가 어떻게 가난했던 아이의 집에 있었는지 아이가 어른이 되어도 모를일이지만,.. 2024. 5. 15. 단골 #자주가는까페는? 어딜가나 단골손님이 잘 되는 사람이 있다. 딱히 의도한 것은 아닌데, 가게 주인과 친하고, 갈때마다 주인이 알아보고, 인사하고 살갑게 지내는 사람들이 있다. 극 소심형인 나는 그런 사람들이 신기하면서 부럽기도 하다. 아무리 자주 가도, 주인이 내게 먼저 인사를 건네거나 아는체 하는 경우가 극히 드물며, 또 주인이 아는체 하게 되는 경우에는 그 이후부터는 나도 모르게 그 가게를 가지 않게 되기도 한다. 누군가 나를 알게 되고, 반갑게 인사한다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것 같다. 상대가 인사를 하면 반갑게 같이 인사해야하고, 무엇인가를 내게 물어오면 어디까지 대답해야하는지, 나도 물어봐줘야하는지 따위의 많은 생각을 하게 되어 마음이 복잡해지고, 결국 불편한 마음이 먼저 든다. 그렇다고 내가 사.. 2024. 5. 14. 자전거를 배우는 50대 남자 우리 아빠는 취미가 없다. 어느날. 티비에서 낚시예능프로그램이 나오고 있었다. "아빠. 아빠 낚시할줄알아? "몰라 "그럼 아빠는 머할줄알아? ".... "아빠는 취미도 없어? "일하기도 바쁜데. 내가 시간이 있냐? 아빠는 버럭했다. 그땐 몰랐다. 아빠가 왜 화를 내는지. 마지막에 한 말이 무슨말인지. 지금은 아주 조금은 알것 같다. 젊디 젊은 나이에 세 아이의 아빠가 된 30대 젊은 남자는 배운것도 없고, 기술도 없어서 하루하루 벌어 제비같은 새끼들 먹여 살리기도 바빴던 것이다. 낚시라니.. 그런 사치는 부릴여유도 없었다. 그런 그에게 아이가 도대체 아빠는 취미도 없고 할줄아는게 뭐냐고 물었을때 화가 치밀었던 그 기분을 아주 조금은 알것 같다.. 어느날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들어오는데 아빠가 저 멀리 골.. 2024. 5. 11. 관찰 # 최근 기억에 남는 만남 여리디 여린, 그러면서도 한없이 다정한 그녀는 먼저 K씨에게 연락을 했다.단체 모임에서 K씨를 처음 만난 날, 그녀는 왜인지 모르게 유달리 K씨가 신경이 쓰였다. 강한 표정으로 입술을 앙 다문 K씨가 사실은 낯설고 두려워서 떨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 K씨의 자기 소개 차례가 되었을 때, 똑부러지는 목소리로 강단 있게 발표하는 K를 보면서 그녀는 생각했다. 저 사람과 가까워지고 싶다. 저 사람의 이야기가 궁금하다. 모임이 지속될수록 그녀는 K씨에 대해 알아가게 되었다. K씨는 어떤 날은 이야기를 하다가 울기도 하고, 어떤 날은 깔깔대며 웃고, 어떤 날은 자신감에 차서 자신이 아는 지식들을 늘어놓기도 했다. 그리고 K씨에 대한 그녀의 궁금은 잘해주고 싶다라는 마음으로 바뀌어갔다.. 2024. 5. 9. 개근거지 #남들보다 잘하는 것 딸아이가 중학교 졸업식에서 3년 개근상장을 받았다. 놀라운 것은 딸아이와 같은반에서 3년 개근한 학생이 유일한 혼자였다는 점, 전교생에서 다섯 손가락 안으로 꼽히는 숫자만이 3년 개근상 대상이었다는 점이다. 요즘은 학교가 시스템이 좋아서 ‘현장체험학습서’를 써 내면 1년에 15~18일까지 결석이 가능하다. 가족여행이나, 기타 사유로의 결석을 현장체험학습으로 인정해주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병원을 가거나 질병으로 지각이나 조퇴를 해도 병원진단서만 제출하면 정상 출석으로 인정해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년 개근상이 이렇게나 적다니.. “엄마. 애들이 ‘개근거지’래”“뭐라고? 그게 뭔데?”“3년 내내 해외여행 한번 못가고, 즐기지도 못하고, 가난해서 학교만 계속 나오서 3년 개근한 애들이.. 2024. 5. 8. 내동생 #가장친한친구 집에 와서 보니 가방이 없다. 또 내 가방을 들고 나갔다. 젠장! 머리끝까지 화가 난 나는 전화를 걸었다."야! 내 가방 들고 나갔어?""어..""너 왜 말도 안하고 내 가방 들고 나가냐? 미쳤냐? 당장 들고와! 지금 바로 오라고!"소리소리를 질렀다. 잠시 후 동생은 가방을 들고 집으로 와서 가방을 던져준다. 물론 나는 또 한바탕 더 욕을 쏟아부었다. "그때는 그랬어. 뭐가 그리 좋은지.. 새것보다 언니께 더 좋아보였거든, 언니 가방, 언니 옷들이 그렇게 탐났다니까. 언니가 이제 안 입는다며 옷을 주면 그게 얼마나 좋던지"이제 4살 차이쯤은 아무것도 아닌게 되어버린 세상 둘도 없는 내 가장친한 친구. 내 동생이 하는 말이다. 어릴때는 까마득하게 어리게만 느껴진 동생이었다.그도 그럴것이 내가.. 2024. 5. 7. 이전 1 ··· 28 29 30 31 32 3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