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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차 ]
# 최근 기억에 남는 만남
여리디 여린, 그러면서도 한없이 다정한 그녀는 먼저 K씨에게 연락을 했다.
단체 모임에서 K씨를 처음 만난 날, 그녀는 왜인지 모르게 유달리 K씨가 신경이 쓰였다. 강한 표정으로 입술을 앙 다문 K씨가 사실은 낯설고 두려워서 떨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 K씨의 자기 소개 차례가 되었을 때, 똑부러지는 목소리로 강단 있게 발표하는 K를 보면서 그녀는 생각했다. 저 사람과 가까워지고 싶다. 저 사람의 이야기가 궁금하다.
모임이 지속될수록 그녀는 K씨에 대해 알아가게 되었다. K씨는 어떤 날은 이야기를 하다가 울기도 하고, 어떤 날은 깔깔대며 웃고, 어떤 날은 자신감에 차서 자신이 아는 지식들을 늘어놓기도 했다. 그리고 K씨에 대한 그녀의 궁금은 잘해주고 싶다라는 마음으로 바뀌어갔다.
질병이 돌고, 모임은 자연히 사라졌다. 펜데믹이 온 세상 이후로, 많은 만남들이 끊어져갔다.
몇년의 시간이 흐르고, 세상은 다시 펜데믹 전으로 돌아가게 되었지만, 그 전과 같기도 하고 다르기도 한 세상이 되었다.
그녀는 K씨에게 전화를 했다. 오랜만에 보고 싶었다.
오랜만에 만난 두사람 사이에 어색함은 없었다. 그녀는 처음 만났던 K씨의 기억에 대해 이야기하며, 다시 만나 너무 반갑다고 했다. 행복하게 떠드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르는 오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