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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성 태초에 하나였던 너와 나 나에게서 너는 스스로 빛을 내는 행성이 되었다. 처음부터 달이기를 바란적은 없었고 바램대로 별이 되었다 끝없이 팽창중인 우주는 모든 별을 아프게한다. 태초의 별은 완성이 없는 아픔임을 알지만 너의 아픔이 내 아픔보다 더 아파 매일을 기도한다. 팽창을 멈추면 사라질 아픔인가 그것은 나만의 우주관념 나보다 큰 행성이 되어도 좋고 작은 행성이어도 좋고 빛이 찬란해도 좋고 어렴풋해도 좋고 무엇이 되어도 내가 우주에서 가장 사랑하는 행성은 너다. 2024. 5. 28.
시험 2부 학년이 올라갔고, 새학년에서도 어김없이 시험은 치뤄야했다.  당시는 아이들이 많아서 한 교실에 50~55명 전후의 아이들이 빼곡이 있었고, 좁은 교실에서 많은 아이들이 있다보니 시험시간에는 책상 배열이 새롭게 되었다. 둘씩 붙어있던 책상은 찢어져서 칠판 앞에서 맨 뒤 환경판까지 일렬로 6~7줄로 나뉘어졌는데, 아이들이 워낙 많아 살짝만 고개를 들어도 옆 아이의 시험지가 훤히 보일정도로 가까웠다. 게다가 지금과 같은 OMR카드는 보급되지 않아, 커다란 B5사이즈의 재생재질의 종이에 4지 선다형의 답을 빗금 쳐서 내는 것이 정답지였다.  내 옆줄에 앉은 아이는 우리반 1등이었다. 시험을 치다가 우연히 고개를 들었는데 답이 보였다. 너무도 잘보여서, 아무 생각없이 내 답을 쓱쓱 지우고 1등의 답지에서 본 것과.. 2024. 5. 26.
시험 국민학교때는 공부를 잘하던 나는 중학교가 되니 공부가 어려웠다. 열심히 하기가 싫었다. 수업시간에 수업을 제대로 들은적도 없고 공부를 어떻게 해야하는지도 몰랐다. 생계로 바쁘신 부모님은 내 공부에 하나하나 신경을 써주실 여유가 없었고, 나는 사춘기시절을 친구들과 편지를. 라디오에 사연을. 만화책으로 로멘스를 배우며 자라고 있었다. 당시에는 시험을 치면 성적표에 등수까지 정확히 찍혀 나왔고 부모님의 도장을 받아가야했다. 내 첫 시험은 27등이었다. 당시 우리반 학생이 52명-53명 사이었으니 딱 절반이었다. 국민학교때 잘한다 소리듣고, 상도 받고, 칭찬만 받던 나에게는 충격적인 숫자였지만, 그 숫자가 충격적이지 사실은 예정된 결과였다. 공부란걸 하지도 않았고 심지어 학교 수업시간에도 공부하지 않았으니 말이.. 2024. 5. 25.
아이를 키운다는 것 나의 아이는 누구보다 말 잘 듣는 착한 아이였다. 규칙을 준수하고, 어른들의 말을 잘 들었다. 내가 살던 아파트는 단지가 커서, 주민센터가 아파트 단지 안에 있었다. 주민센터에서는 주민들을 위한 각종 프로그램들이 진행되었는데, 특히 유아들을 위한 강좌가 많이 열렸다. 4~5살 아이들을 모아두고 책을 읽어주는 주1회 수업이 있었는데, 내 아이도 등록했다. 매시간 선생님은 책을 읽어주시고, 아이들은 말똥말똥 동그란 눈을 새까맣게 뜨고 올망졸망 모여 앉아 이야기를 들었다. 아이가 수업을 하는 동안 엄마들은 자유였다. 아이들을 수업에 들여보내고, 엄마들은 주민센터 앞 놀이터에 둘러 앉아 차도 마시고, 담소도 나누는데, 그 잠깐의 자유시간이 꿀맛같았다. 날씨가 화창하게 좋았던 어느 날, 동화수업은 야외에서 이루어.. 2024. 5. 23.
요물 잘 알지 못하는 것은 두려운 법이다. 며칠째 이가 시리다. 차가운 것을 먹을때는 물론이고, 뜨거운 것을 먹어도 이가 시리다. 결국 치과를 가야했다. "잇몸치료를 하셔야겠어요. 한번에는 힘들어서 안되고 구역을 나눠서 몇주간에 걸쳐서 진행될 겁니다" 잇몸치료라는 단어만 들었는데도 등골이 오싹하다. 마취를 하고 진행된다하니 더 무섭다. 얼마나 아프면 마취를 해야하는지. 진료가 시작되었다. 의사가 마취주사를 놓기 시작하자, 옆에 서 있던 간호사가 내 손을 잡아준다. 신기하게도 손을 잡아주니 안정이 된다. 내 손을 잡고 토닥토닥 거리며 나를 위로해주는 간호사 덕에 마취주사 맞는 동안 잔뜩 긴장되어 치솟은 어깨가 아래로 스르르 내려가는 느낌이 난다. 곧이어 길쭉한 쇠고챙이 같은 것을 잇몸 사이로 쑥쑥 집어 넣어 얼.. 2024. 5. 22.
가장 좋아하는 요일은? 언제나 시작은 창대하다. 계획도 멋들어지게 세우고, 에너지도 넘친다. 훨훨 넘치는 에너지를 초반에 다 쏟아붓고, 중간 즈음 진행되고 나면 에너지 고갈로 흐지부지해진다. 엄마는 늘 말했다. “니는 뭐든 끝이 없노. 매애앤날 벌리기만 한가드기 벌리놓고!” 세 살버릇 여든까지 간다고, 지금도 여전하다. 시작은 창대한데, 끝이 없다. 매년 다이어리는 새로 사고, 두어 달만 작성한 채 새 다이어리는 버려진다. 그리고 다음해 또 산다. 일주일 중 어느 시간을 가장 좋아하냐는 물음에 대한 답은 단연코 월요일이다. 그래도 나는 “시작”이 좋다. 월요일이면 무엇인가 시작하고 활기차다. 그런데 나의 에너지는 수요일쯤 사라지고, 우중충하고 우울한 주의 끝을 보낸다. 이제 좀 나눠쓰고 분배해서 쓰는 법도 알 때가 되었구만! .. 2024. 5.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