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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차 ]
"나는 내가 빛나는 별인줄 알았어요. 한번도 의심한적 없었죠.
몰랐어요. 난 내가 벌레라는 것을,
그래도 괜찮아. 난 빛날테니까"
요즘 꽂혀 있는 노래이다.
'나는 반딧불'이라는 노래인데, 처음 우연히 가사를 들었을 때 심장이 쿵~하고 내려앉는 기분이 들었다.
치열하게 살아온 내 인생의 나날이 필름처럼 지나가는 느낌이었다.
세상에 태어나 반짝반짝한 빛나는 별인줄 알던 때가 있었다.
내가 세상의 중심이고, 마음만 먹으면 뭐든 이룰 수 있을 것 같았다.
사람들의 소원도 들어주고, 세상을 움직일 힘이 있다고 믿었다.
하지만 40년을 넘게 살아오면서 나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내려놓음'을 배운다.
마음이 넓어서 '내려놓음'을 배우는게 아니다. 자기 위로다.
어짜피 안되는것이 있더라는 것.
세상이 나의 노력과 비례하여 상이 주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살면서 하나, 둘 느끼며
현실이 아닌 내 마음을 다스리는 법을 배운다.
그렇게 나는 '별'이 아니었음을.. 나는 빛을 내지만, 한낱 벌레, 개똥벌레이었음을 알게 되어간다.
그런 내마음이 필름처럼 지나가는 노랫말이었다.
게다가 저 노래를 부르는 가수의 음성은 낮고 허스키하여 심금을 울렸다.
눈물이 핑 돌았다
며칠을 입에 붙은 노래를 흥얼거리며 부르는데,
가사가 웃기다며. 그런노래가 있냐고 딸아이가 묻는다.
"너무 좋지않아? 엄마 이 노래 너무 좋아~'
아이는 그냥 웃는다. 젊디 젊은 아이들은 그냥 웃긴 노래가사인가보다.
오늘도 여느때와 다름없이
아침9시,
잠에 취해 일어나지 못하는 입시생 딸아이를 깨우고,
아이를 위한 '아샷추(아이스티에 샷추가 한 커피)'를 탄다.
그리고 늘 그렇듯,
아이를 스터디까페에 태워주기 위해 함께 나선다.
차에 올라타서 시동을 거는데 노래가 나온다.
"나는 내가 빛나는 별인줄 알았어요~"
아이는 엄마에게 이 노래가 왜 좋으냐고 물어본다.
"엄마는 엄마가 별인줄 알았거든. 한참을 그랬어. 그런데 살아보니 별이 아닌거야. 잉잉..(우는흉내를 내며), 그냥 한낱 벌레였다는 생각에 슬프고, '그래도 괜찮아. 난 빛나고 있으니까'구절이 위로같아서 너무 좋아"
스터디까페 앞에 도착한 아이가 차에서 내리려고 주섬주섬 가방을 챙기며 시크하게 말한다.
"난 별이야, 별이 맞아!'
당찬 딸아이가 귀여웠다.
"그래. 맞아. 넌 별이지!"
차에서 내리며 문을 닫기전에 말한다.
"엄마도 별이라고 생각해! 개똥벌레 모양 별인거지!! 모양은 벌레라도 별은 별이야!"
씩씩하게 걸어가는 아이 뒷모습을 보며,
그래. 나도 별이야를 중얼거려본다.
오늘도 이렇게 아주 보통의 하루가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