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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차 ]
구병모 작가의 소설로 2009년 3월27일 창비에서 발매되었다.
나는 같은 해 5월18일 이 책을 구매했다.
읽는 내내 재미있고, 신기하다가,
뒤로 가며 마음이 아팠다.
그리고 응원하게 되었다.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전개된다.
다크 판타자치 코드로, 안정된 문장력으로 쉽게 술술 읽힌다.
은근한 팬층을 거느리며 상당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작품이다.
긴밀하게 짜여진 사건간의 연관성과 충격적인 결말이 굉장히 신선하게 다가와,
청소년 소설의 한계를 뛰어넘어 어른 독자들 역시 매료시키는 힘이 있다.
구병모 작가의 염세적이고 시니컬한 문체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동시대 유행했던 완득이에 비해, 반전과 충격적인 내용들이 있어서 성격상 다른 청소년 소설이다.
줄거리 - 스포 있음
아버지의 재혼으로 새어머니와 '무희'라는 의붓여동생과 함께 살게된 한 소년.
새어머니는 그저 '배 선생'에 불과했다.
소년의 아버지는 아내와 아들이 어떻게 지내는지는 무관심했다.
결국 소년은 끼니마저도 아파트 근처에 있는 빵집에서 사온 빵으로 때웠고
집안에서도 제방에만 틀어박혀 있으며 최대한 배 선생과 마주치는 시간을 줄였다.
어느 날,소년은 무희가 누군가에게 성폭행을 당했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 무희는 다니던 영어학원 초등부 강사를 범인으로 지목한다.
다음 날, 배 선생은 전치 4주 진단서를 뽑아들고 딸아이의 학원으로 쳐들어간다.
그런데 법정에서 무희의 진술도 여러번 바뀌자 마음을 고쳐먹은 그는 배 선생 모녀를 명예훼손 혐의로 맞고소를 해버린다.
그날 저녁, 단단히 열받은 배 선생은 무희를 옷걸이로 때리면서 어서 범인이 누구인지 말하라며 소리친다.
무희는 비명을 지르다 옆에 서서 이를 보고 있던 소년을 범인으로 지목해버린다.
이를 본 배 선생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전화를 들고 112에 전화를 걸어 소년범으로 신고해버린다.
그런 다음 다시 소년에게 달려들었지만 소년은 그대로 문을 열고 집을 뛰쳐나왔다.
하지만 도망치는 상황에서도 소년은 무희가 자길 지목한 건 악의가 있어서가 아니라
엄마의 폭행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였다는 걸 알고 쭈뼛거리며 서있는 무희에게 고개를 살짝 끄덕여준다.
집을 빠져나온 후에 달리던 소년은 매 저녁마다 끼니를 해결할 빵을 사가던 빵집을 발견한다.
소년은 제과실 밖으로 나오는 점장에게 자신을 좀 숨겨달라고 말한다.
그러자 점장은 오븐 문을 열어주고 들어가라고 한다
그 후 소년은 빵집에 얹혀 사는 대가로 빵집 홈페이지를 관리하게 된다.
또한 점장을 따라다니는 파랑새와 친해지면서 빵집을 찾아오는 사연 많은 손님들을 만나게 된다.
말로는 좋아하고 따르면서도 결코 진심으로는 친해질 수 없었던 친구에게 악마의 시나몬 쿠키를 먹였다가
시험을 망치고 아이들 앞에서 설사를 한 친구가 자살해버리자 죄책감에 시달리는 인근 학교의 여고생,
학생회 선후배 사이로 만나 연인으로 발전했지만
졸업 직후 실업자로 사는 사이 스토커로 돌변한 남자친구의 두 눈을 멀게 하기 위해 부두인형 을 만들어달라는 여자까지.
빵집에서의 생활은 어느 날 빵집에 경찰이 출두하며 끝이 난다.
경찰이 나타난 이유는 소년 때문이 아니고,
전에 악마의 시나몬 쿠키 문제 때문에 찾아온 소녀가 인터넷 포털 사이트 게시판에 올린 글 때문이었다.
더군다나 소녀는 글을 올릴 때도 자기 때문에 친구가 죽었다는 내용은 쏙 빼놓고
물품 효과가 제대로 나오지 않아서 A/S를 의뢰하러 가게를 찾아갔다 문전박대를 당했다는 등
점장에게 들은 악담만 세세하게 묘사해두었다.
더군다나 철자 몇 개만 X자로 가려둔 빵집 홈페이지 링크까지 고스란히 적어둔 탓에 홈페이지 고객 게시판에는
순식간에 비난글이 폭주하기 시작했고,
누군가 신고까지 넣는 바람에 경찰이 들이닥쳤다.
그로 인해 점장과 파랑새는 이곳을 떠날 것이고, 소년 역시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
그런데 배 선생이 이 집에서 주인공의 모습을 본떠 만든 부두인형을 주문했단 사실이 밝혀지며
주인공은 헛웃음을 짓다가 평소처럼 아무렇지도 않게 반응하는 그에게 실망한다.
게다가 부두인형을 자신이 직접 배달하겠다고 점장에게 말까지 했는데 점장은 한참 쳐다보더니 그러라고 허락했다.
떠나야 하는 날, 경찰들이 오고 점장이 마법을 부려서 그들을 꼼짝 못 하게 하는 동안,
주인공에게 소년을 빼닮은 부두인형 쿠키와 포장한 타임 리와인더를 쥐어준다.
그리고 뒤이야기는 흥미진진 ㅋㅋㅋㅋ
여기서부터가 진짜다.
청소년들이 읽기에 다소 수위도 쎄고, 자극적인 내용이라 보는 사람들도 있더라만,
뭐 요즘 애들이 이 정도에 충격을 받을까 싶다.
이 책인 나온지 15년도 넘은 지금 보면 그닥.. 뭐.. 지금 애들이 더 수위가 쎄다.
책속으로 들어가보자.
지속적인 피난처란 없다. 언제까지 모르는 사람에게신세를 질 수도 없는 법이다. 그 정도는 알고 있었다. 무슨일이 있었는지 솔직히 말한들 겉으로만 봐서는 타인의 집안싸움, 거기에 기어들고 싶어 할 오지랖 넓은 사람은 흔치 않다. p75
그래도 안돼. 자기문제는 자기가 알아서 부딪칠 것. 운 좋으면 해결될 수도 있고 더 나빠질수도 있겠지만. 지금 일시적으로 숨겨준 건 그래도 단골손님이었기 때문이지 딴 뜻은 없어. 지금 숨으면 앞으로 다른 일이 생겨도 몸을 피하려고만 할 걸. p77
그러니까 꿈속에서 내가 본 일들은, 다른 누군가의 아픔에 비하면 새 발의 피라서 그것이 아주 점잖게 실체화되어 나를 상대적으로 덜 괴롭혔다는 얘기다. 자신의 아픔은 자신에게 있어서만 절댓값이다. p163
틀린 선택을 했다는 것 자체가 잘못이라는게 아니야. 선택이 결과는 스스로 책임지라는 뜻이지. 그 선택의 결과까지 눈에 보이지 않는 힘에 의존하기 시작하면, 너의 선택은 더욱 돌이킬 수 없는 방향으로 나아갈 거란 말을 하는 거야. p201
작가는 말한다.
그저 선택에 관한 이야기라고.
틀릴 확률이 어쩌면 더 많은.
그래도 그 결과는 온전히 자신의 몫이라고.
상처 나면 나는대로, 돌아갈 곳이 없으면 없는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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